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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문답식으로 풀이한 두릅나무 상식⑥

산야초경북 2008. 7. 24. 15:12
문답식으로 풀이한 두릅나무 상식⑥
글ㆍ사진/문흥규(임업연구원 임목육종부)
충남 논산의 두릅나무 재배자 고종범씨.
1. 충북 제천의 두릅나무 재배자 천영호씨(왼쪽은 필자).
2. 단마디 수침재배를 설명하는 천영호씨.
가평군 상면에서 30여 년간 두릅나무 촉성재배를 하고 있는 박은환씨가 수확한 두릅을 포장하고 있다.

두릅나무순은 산채의 여왕으로 불리울만큼 인기가 높은 고급식품이다. 그래서 두릅나무에 관한 상식을 전호에 이어 문답식으로 쉽게 풀이하여 소개한다.


두릅나무의 재배전망 및 재배사례는?

두릅나무순은 봄철의 미각을 돋구는 고급산채이지만 아직까지 값싸게 먹을 수 있는 산채는 아니다. 더욱이 최근 몇 년 사이 가평지역에서 생산되는 촉성재배용 삽수 원목이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독자가 얼마나 될까?
경기도 가평지역은 두릅나무의 자연집단 분포면적이 넓고, 두릅이 잘 자랄 수 있는 지리적·환경적 여건을 지니고 있으며, 또 국내에서 얼마 안되는 청정지역이다. 무엇보다 10여년 간 두릅나무의 촉성재배 경험을 가지고 있어 이 지역농가의 농한기 단기 소득원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하지만 촉성재배용 삽수를 거의 매년 자연채취에 의존하다보니 좋은 두릅 삽수를 채취하기가 어려운 실정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에서 수입되는 삽수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직까지 자원파괴가 안된 중국에서 삽수가 굵고 질이 좋은 것이 값싸게 들어온다면 재배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것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두릅작목반에서 오랫동안 촉성재배를 해온 사람들은 중국산 두릅이 맛과 향기면에서 우리 것보다 훨씬 떨어지며 단지 순이 굵고 겉보기가 좋을 뿐이라고 한다. 대부분 농산물이 그렇지만 두릅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에서 자란 것이 맛이나 향기면에서 수입산에 비하면 뛰어나다.
최근 두릅나무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과 더불어 재배에 관한 문의가 많이 있다. 특히 두릅나무 재배에 관한 전망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두릅나무 재배자 몇분의 재배사례를 참고로 소개코자 한다.
충남 논산에서 10여 년 간 두릅나무 재배를 하고 있는 고종범씨(018-279-2647)는 노지재배를 통해 자연산 두릅순을 수확하고 있다. 금년 4월 초 첫 수확의 경우 4kg 정도를 박스로 포장하여 경동시장에서 5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었으며, 특히 300여 평의 포지에 두릅나무를 식재, 3년 후부터는 자연채취를 통해서만 매년 2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하였다. 두릅나무의 재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순이 굵고 생장이 빠르며, 향기나 맛이 뛰어난 개체의 선발이 중요하므로 이러한 면에서 고종범씨는 이미 10년 전부터 이러한 개체의 선발에 힘써 지금은 여러 개체의 우량두릅을 포지에 식재하고 있었다. 일단 포지에 정식한 후 2년차부터는 두릅순을 수확하고 밑둥을 잘라주어 4∼5개의 새로운 줄기가 올라오도록 하며 두릅순 채취가 용이하도록 나무높이를 고정한다고 한다. 고종범씨는 "두릅나무의 재배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치 않고 비배문제나 병충해방제에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에 여가를 이용한 농가부업으로도 권장할 만하다"고 한다.
충북 제천의 천영호씨(011-462-2870)는 단마디 수침배양법으로 두릅순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두릅나무 재배자이다. 천영호씨는 10여 년전 일본에서 도입한 신구 및 자오를 품종 모본으로 사용하여 각고의 노력 끝에 야산에 수천평의 두릅포지를 조성하였다. 매년 12월이면 보일러가 시설된 온실에서 1∼2개월 정도촉성재배를 실시하는데, 신구나 자오는 측아가 매우 크기 때문에 10∼15cm 정도의 삽수에 눈을 하나만 붙여 배양해도 상품성이 있는 두릅순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단마디 촉성재배는 새순이 나오는 시기가 빨라 배양 2주 후부터 새순 수확을 시작해서 3∼4주에 모두 출하할 수 있다고 한다. 2월초 필자가 그곳을 방문하였을 때는 이미 두릅순의 출하가 모두 끝난 상태였다.
천영호씨는 70여 평의 비닐하우스에 두릅을 수침재배하여 연간 수천만원의 높은 소득을 올린다고 하였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두릅나무를 이용한 촉성재배 기술의 대표적인 선도농가가 아닌가 생각한다. 천영호씨가 단마디 촉성재배로 성공한 비결은 다름아닌 신구나 자오같은 좋은 품종을 사용했기 때문인데, 이들 품종은 일본에서 선발 육성된 품종으로 국내의 중부 이북지역에서는 내한성에 다소 문제가 되지만 2∼3년만 내한성 증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 중부 이북지방에서도 동해의 피해를 받지 않고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단마디 수침재배법은 농민신문이나 인터넷으로 널리 홍보되어 연간 1,000여 명이 천영호씨의 농장을 방문한다고 하였다.
이 밖에도 경기 여주군의 정학수씨, 충북음성의 강대순씨, 제주도 북제주군의 고정식씨, 충남 보령의 정창식씨 등이 두릅나무 재배를 통한 소득사업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민두릅 대량기술의 홍보 이후 필자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 교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미시간주에 살고 있는 그분은 친구들과 함께 봄이면 두릅순을 먹으러 샌프란시스코까지 간다고 하였다. 비행기를 타고 두릅순을 먹으러 그 멀리까지 여행을 한다니 이국 땅에서 느끼는 고향의 맛이나 향수가 얼마나 큰 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현재 국내에서 촉성 재배된 두릅순의 수출은 일본으로 한정되어 있는데 수출된 두릅순은 거의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수출용 두릅순은 1등급의 경우 싹의 크기나 직경 등 여러 가지조건이 규격에 맞아야 되는 등 대단히 까다롭다. 그러나 앞으로 수년간 두릅나무의 재배면적이 계속 증가하고, 촉성재배 기술이 보다 보편화된다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두릅순이 우리의 식단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맛과 향기가 뛰어난 좋은 두릅을 개량 육종하여 수출상품으로의 판로도 개척할 필요가 있다.
두릅나무는 식재 후 3년부터 본격적인 수확이 가능하므로 유휴농지나 산간폐경지, 임도 등에 식재한다면 별도로 임야를 개간할 필요가 없이 비교적 손쉽게 두릅순을 채취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두릅순을 선호하는 연령층은 40대 이후의 장·노년층이 대부분이므로 보다 다양한 소비자 연령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두릅순을 가공한 다양한 형태의 기호식품이나 건강식품으로 개발하거나 또한 의약품으로의 개발도 계속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두릅나무의 재배를 통한 농촌소득화 사업은 그 전망이 밝다고 필자는 말하고싶다. 그러나 재배경험이 없는 분이라면 처음에는 소규모로 시작하여 적어도 3년 정도 두릅나무의 재배와 관리, 촉성재배, 번식 등의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아울러 좋은 두릅순을 생산하여 높은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두릅나무 우량품종의 선택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도 아울러 강조하고 싶다. 이 내용은 「산림」지 2000년 5월호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비록 다소 미흡한 점이 있기는 하나 금번호로 두릅나무에 관한 내용을 마감코자 하며, 혹시 두릅나무에 관하여 더 알고 싶으시거나 의문점이 있으신 분은 필자에게 연락주시면 성의를 다하여 답변 드리겠습니다(031-290-1199, jesusmhk@hanmail.net).

출처 : 다락골사랑-누촌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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