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피득령 구름위의 채소밭
구름있는 언덕에
구름 한 조각 담으러 지친 발길 옮긴다.
구름위을 걷겠다며 언덕을 오른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따슨 기운 찾으러
구름속으로 휘적휘적 들어선다.
안개속으로 헤매어도 좋고
길눈 어두어져 풀뿌리에 걸려도 좋다.
어지로워 참기 어려운 세상 소음이 싫으니
꼴 사나워 보이는 세파의 풍경에 눈이 멀수만 있다면
산길 오르는 가쁜 숨쯤이야 품삭으로 치면되지.
불어대는 바람결이 있거들랑
귓전으로 걸려있을 잡소리를 훑어내고
세월 거치다 열에 들떠진 가슴을 식히련다.
대관령 바람높은 재를 넘어 강릉과 정선을 오가는 산간도로에서 갈라져 고냉지 채소밭으로 이름이 알려진 안반덕 마을을 찾아가는 길은 어느 사이에 슬금슬금 높게걸린 구름속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415번 도로곁에 있는 강원감자원종장을 뒤로 한 채 울창한 숲속으로 굽어돌며 서쪽의 평창땅을 향해서 뻗어있는 산길로 접어드는 순서가 안반데기를 찾아드는 방법의 하나다.
그림같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비좁은 숲길로 숨 고르며 오르다 보면 언덕위에서 불쑥 끝간데 없이 넓게 펼쳐지는 거대한 채소밭 풍경과 마주치니 바로 안반데기다.
해발이 1100m나 되는 산 마루금에 자리를 잡은 안반데기 마을의 배추밭에 가을이 쏟아진다.
전국최고의 고냉지 채소 단지이면서 씨감자(수미) 집단 재배지로 유명한 하늘아래 첫 동네에 구름도 가던길을 멈추고 쉬어 가자는 눈치다.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4리는 백두대간의 고루포기산과 옥녀봉 사이를 가르는 피득령고개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동네로 흔히들 안반데기 마을이라 불리운다.
19965년부터 화전민들을 모아 국유지 개간을 허가하면서 시작된 경작지가 1986년경 매각을 할때는 그 규모가 무려 198만평방미터나 되는 거대한 경사지가 농토로 가꿔진 것이다.
일교차가 심한 지역이라 생산되는 재배작물의 품질이 우수할 수 밖에 없으며 애써 가꾸는 주민들의 정성이 더해지고 있으므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를 알만도 하다.
배추같은 고냉지 채소며 전량을 계약재배하고 있는 씨감자등으로 땀 흘리며 어렵게 고생한 보람을 그런대로 느끼고 있는 주민들이 약 20여호 오손도손 삶을 일구고 있다.
여름 한철도 거의 막바지로 가고있는 꿀벌통을 관리하기 위해 올라와 있던 정호종(69세.강릉시옥천동 123-6)씨에게서 한참 가을볕 속에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이곳의 배추 모두가 평당 만몇천원씩에 진작부터 매매가 성립된 상황이라는 귀뜸을 받는다.
동절기에는 고립되는 교통문제등의 애로사항이 상존하므로 주민들이 강릉같은 낮은 지대로 혹한을 피해 옮겨 살다가 농번기가 오면 다시금 올라와서 밭을 일구고 씨를 뿌린다는 마을.
제법 평평한 공터 한쪽에서는 쉼터로 이용될 몇채의 황토 귀틀집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좀 더 높은 소득창출을 위하여 외지인이 스스로 찾아들어 올 수 있는 체험마을을 운영해 보려는 시도에서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은 것 같은데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환영을 받을만한 계획으로 보여진다.
하늘끝까지라도 펼쳐질 것처럼 시야 가득히 들어오는 풍경에 눈요기는 물론이려니와 체험행사갈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관광지로서도 손색이 없을꺼라는 여론도 적지않다.
동계올림픽이 개최될 평창과는 마을회관 마당끝에서 서로 만나는 지역인만큼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 볼만 하다.
강릉쪽에서 닭목령을 거치면서 들어서는 진입로가 정겹다.
피득령 마루턱 이정표.
마을 초입의 공터에는 황토집 공사가 한창이다.
전형적인 강원도 귀틀집 형태다.
드넓은 초록의 풍광이 눈부시게 다가선 안반데기의 일부.
알알이 속을 채워가고 있는 배추밭 언저리에는 풍력발전기가 바람을 모으고 있다.
웬만한 수순은 모두가 이렇듯 일일히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요즈음은 싸리꿀이 한참 입니다"
정호종씨에게는 양봉에 관해서라면 권위자다운 박식함이 재산이다
안반덕으로 가려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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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위의 안반덕 풍경 모음
올라온 길 반대편 비좁은 도로는 마주치는 차량이라도 만나게 되면 어거지로 간신히 비켜 지나면서 가파르게 휘어지는 산길이므로 조심스런 곡예운전이 필요하다.
평창군의 도암댐은 그 길의 내리막길 끄트머리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돌아들면 만날 수 있다.
댐을 관리하는 회사의 관계자들은 찾아온 나그네에게 현장브리핑으로 친절한 안내를 자청한다.
오염된 물은 이런 과정을 거치며 정화되고 있다.
길가 배추밭에서는 방제작업이 한창이다